dgng's letter #2 왜 다시 시작하는가
좋은 아침입니다! 한 주 잘 보내셨나요? 한 주 내내 미세먼지와 우중충한 날씨로 인해 마음까지 흐리기 쉬웠던 한 주였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마냥 늘어지기에는 벌써 1월 중순이 지나는 걸 보고 또 정신을 바짝 차릴 수밖에 없었던 한 주였습니다. 이렇게 시간 내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Why again?
다시 dgng를 시작한 지 이제 한 달 반 정도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디지앤지는 2018년에 트위터를 시작으로 인스타그램의 채널 및 블로그로서 운영하다, 24년에 사용자들도 본인의 위시템이나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곳으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 때문에 플랫폼은 잠시 멈추고 미디어로 다시 시작한다는 인사를 드렸던 게 24년 12월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봐도 참 긴 공백이었긴 합니다. 그 뒤 1년간 다른 사업도 해보고 결혼을 하고 병을 발견하고 참 다사다난했습니다.
되돌아보면, 24년 상반기까지 서비스 및 플랫폼으로서 열심히 개선도 하고 했던 것 같은데 하반기부터 생존을 위해 외주도 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dgng에 대해 개선과 고민을 할 절대적인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사실상 24년 하반기에 실행도 하지 못하다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커뮤니티성 플랫폼을 성공시키려면 절대적으로 많은 유저를 모아야 하고, 이를 모으기 위한 실행을 할만한 돈이 없었다로 반성문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 건 이때의 사정과 고민에 대해 한 번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당시 가입해주시고 콘텐츠를 업로드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서비스로서 dgng를 종료하고 8개월이 지난 어느 날 2통의 메일을 받습니다. 그 전 날은 사실 제가 병원을 다녀와 심상치 않은 말들을 들어 무척 힘들었던 다음 날이었어요. 2명의 유저이셨던 분들이 같은 날 언제 다시 시작하는지에 대해 메일을 주셨어요.
제겐 눈물이 살짝날 정도로 감동적인 메일이었습니다. 아직도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계시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고 있었구나. 마음 속 한 켠에 계속 똬리를 틀고 있던 dgng에 대해 다시 고민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언제 다시 시작하냐고 메일 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너무 거창하지 않게 예전처럼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하는 블로그이자 채널로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트위터는 다시 팔로워가 3만 명이 되었고, 웹사이트엔 지난 한 주간 1만 5천명이 다녀갔습니다. 이렇게 뉴스레터도 시작하게 되었고요. 다시 시작하니 또 보이는 길들이 있는 것 같아 앞으로 더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dgng 기대해주셔도 좋습니다.
2. dgng PB
새로운 행보 중 하나로 PB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품을 디깅하다보면 왜 이런 제품이 아직 없지? 마음에 꽉 차는 상품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아직 못 찾은 것도 있겠지만, 그런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dgng를 하는 내내 생각하던 꿈이기도 했습니다. 실용적이고 기능적이지만 미적으로 타협하지 않은 제품들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이에 한 번 도전해보려 합니다.
지난 레터에 말씀드렸던 “티백 처리의 불편함”이 계기였습니다.
아프고 나서 허브차를 많이 마시게 되었어요. 자연스레 티백을 많이 마시는데 은근히 불편한 게 티백 처리입니다. 적당하게 우린 티백을 빼려면 번거롭게 소서를 항상 챙기거나 휴지통에 바로 버려야 하는데, 버리러 갈 때 액체를 가득 머금은 티백에서 차가 똑똑 떨어지는 것도 성가신 일이더라고요.
이 불편을 풀어줄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도예 작가인 아내에게 부탁해 “티백을 놓아둘 수 있는 뚜껑이 있는 컵”을 만들고 있어요. 뚜껑이 있어 우려낸 티백을 놓아둘 수 있고, 보온도 할 수 있고, 먼지도 막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컵을요. 지금은 모델링하고 3D 프린팅해서 계속 디자인을 다듬고 있어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계속 공유드릴게요.
3. 이 주의 제품
스테인레스 용기의 종착지, 데펜소를 소개합니다. 데펜소는 이 카테고리에서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제품인데요. 김치통과 반찬통으로 이만 한 게 없지 않나 싶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웹사이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또 소개하고 싶은 것은 아킬레 카스틸리오니의 스피랄레(1970)입니다. 흡연은 안 해도 갖고 싶은 재떨이인데요. 스프링 사이에 담배를 끼우면 재 속으로 굴러떨어지지 않아요. 스프링 틈에 손가락을 넣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왜 넣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익숙한 감각을 적용해 일상의 불편을 아름답게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해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4. 이번 주 웰니스
요즘 선재 스님의 과거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어요. 특히 시중에 시판되는 진간장은 산분해 간장이니 먹지마라가 요인데요. 산분해 간장은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단시간에 분해해 만든 간장으로, 빠른 생산(며칠 소요)과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며, 전통 간장과 달리 화학적 공정이 들어가며 발암물질 생성 가능성(3-MCPD)과 각종 조미료가 첨가되는 점이라는 것을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샘표 진간장을 바로 버리게 되었습니다. 집에 있는 간장의 성분표를 한 번 점검해 보면 어떠세요?
“제가 아플 때 저를 살린 게 김치와 장이었어요. 간경화를 앓을 때 토해서 다른 음식은 못 먹어도 장으로 한 음식은 먹을 수 있었어요. 인간도 생명이고 음식도 생명이어서 음식을 먹으면 독이 생길 수 있는데 발효 음식이 이 독을 막아줍니다. 그런데 진간장 같은 화학 간장은 그런 역할을 못 합니다. 그래서 진간장을 끊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진간장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일본식 진간장이 나온 지 60년쯤 됐죠. 간장과 함께 된장, 고추장도 공장에서 만들고 거기에 입맛이 길들었어요. 많은 사람이 전통 간장은 냄새가 나서 못 먹어요라고 하는 판국입니다. 오히려 우리 간장의 깊은 맛은 외국 사람들이 더 알아줍니다.”
다음주엔 추천할만한 간장들도 한 번 소개해드릴게요.
5. 맺으며
저는 봄만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춥고 우중충한 겨울도 이제 끝자락인 것 같아요. 푸릇한 새싹들과 나뭇잎들이 곧 기지개를 펴지 않을까요? 어지롭고 바쁜 삶이지만 모두들 한 주간 저마다의 기쁨을 누리는 한 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